진라면 순한맛 매운맛 차이,진라면 순한맛 스프,진라면 순한맛 나트륨,진라면 순한맛 가격,진라면 순한맛 생라면,진라면 순한맛 컵라면,진라면 순한맛 계란,진라면 순한맛 vs 매운맛,진라면 순한맛 맵게,진라면 순한맛 맛있게,
절반의 성공, 그 너머의 벽
나는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그래서 라면을 먹을 때에도 무조건 얼큰하고 매운맛을 구매하는 편이다. 그래서 사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매운맛과 반대되는 순한맛 라면 제품들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라면열전을 기획하면서 나는 무엇보다도 순한맛 라면들에 대해 각별히 신경 썼다. 매운맛 라면은 통상 한 번의 시식으로 리뷰를 작성했다면 순한맛 라면은 두 번 혹은 세 번까지 먹으며 맛과 제품에 대해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예전에 작성한 면식기행 리뷰를 읽어봤을 때 순한맛 라면에 대해서 형식적으로 글을 쓴 티가 났기에 이번에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진라면은 특이한 라면이다. 왜 특이하냐고 묻는다면, 보통 회사를 대표하는 메인 라면은 단일 버전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농심의 신라면과 삼양의 삼양라면은 출시부터 오랜 시간까지 단일 버전으로만 존재했다. 물론 최근에 들어서 신라면은 고급화를 지향한 신라면 블랙 버전이 나왔고, 삼양라면도 매운맛을 의식한 매운맛 버전이 등장했지만, 이는 최근의 일이고 두 회사의 메인 라면은 오랜 시간 동안 단일 버전으로 시장을 제압했다. 그러나 진라면은 단일 버전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처음 시작부터 매운맛과 순한맛으로 나눠 출시했다. 이는 매우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회사의 메인 라면은 강한 상징성을 가지기에 여러 버전이 아닌 단일 버전으로만 출시했다. 삼양의 삼양라면과 농심의 신라면은 단일 버전으로 라면 시장의 자웅을 겨루고 있었다. 이때 후발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 오뚜기 진라면이 나왔다. 진라면이 탄생할 무렵 라면시장은 크게 두 가지 맛으로 양분됐다. 첫 번째 원조로 손꼽을 수 있는 삼양라면의 맛과 두 번째 얼큰함을 강조한 신라면의 맛이 충돌을 하고 있었다. 야심만만하게도 오뚜기는 이 두 가지 맛에 각각 대응하는 전략을 취했다. 바로 진라면 매운맛으로 신라면을 견제하고 진라면 순한맛으로 삼양라면을 견제한 것이다. 이는 매우 도전적인 선택이지만 한편으로는 신생 업체 입장에서 매우 위험한 전략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뚜기 진라면 브랜드는 나름의 성공을 거뒀고 지금은 신라면, 삼양라면과 더불어 당당하게 한국을 대표하는 유구한 라면의 한 축으로 오르게 됐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진라면의 다양한 버전 출시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은 진라면의 두 가지 버전 중 무엇이 메인이냐는 것이다. 판매량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 봐도 진라면의 메인은 매운맛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광고에 메인으로 나오고 언론에 자주 노출이 되는 제품은 진라면 매운맛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진라면의 소비량은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매운맛과 틈새시장을 노려 만든 순한맛의 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제품 중 하나라도 상품가치가 떨어진다면 떨어지는 제품은 당연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진라면의 매운맛과 순한맛은 매운맛의 강세가 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고, 그랬기에 두 제품은 당당하게 오늘날까지 계속 출시되고 있다.
이는 과거 삼양라면의 사례와 비교해 볼 수 있는데, 삼양라면은 과거 '클래식 버전 삼양라면'을 출시하여 올드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였다. 그러나 지속적인 판매량을 거두지 못하고 대세 라면시장에 적응하지 못하여 금방 사장됐다.'삼양라면'이라는 브랜드와 원조의 자부심, 그리고 올드팬들의 자극을 내세운 것치고는 매우 아쉬운 사례다. 이렇듯 각 회사의 메인 라면은 잘못된 선택으로 버전을 확장하여 출시하면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왜냐하면 메인 라면은 그 회사의 라면 자체를 상징하고 그 자체만으로 보수성이 강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그런 보수성으로 인해 메인 라면을 사랑하지만, 고유의 특징을 상실한 제품이 메인 라면의 이름으로 나오게 되면 초반에 신선함으로 반짝 흥행할지는 몰라도 지속적인 장수 상품으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 이번에 삼양은 다시 삼양라면 타이틀을 빌려 삼양라면 매운맛 버전을 출시했는데 결과는 아직 두고봐야겠지만 시장에서 크게 두각은 못 내고 있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완고부동한 No.1라면인 신라면도 신라면 김치와 신라면 블랙과 같은 버전을 출시하였지만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은 경험이 있다. 이런 전례를 비춰볼 때 오뚜기 진라면의 매운맛과 순한맛은 회사를 대표하는 라면으로 다양한 버전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진라면 순한맛은 그럼 어떤 특징이 있길래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았을까? 먹으면서 생각을 해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아이들'의 취향에 맞는 라면이라는 점이다. 사실 한국 라면은 대체적으로 매운맛이 대세라서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권하기는 매우 부담스러운 음식이다. 그러나 진라면 순한맛 정도의 얼큰함이라면 남녀노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레벨이다. 더불어 경쟁작품이라 할 수 있는 삼양라면과 비교해볼 때 가격적으로 저렴하면서 내용물도 충실하다. 진라면 순한맛에 계란과 파, 스팸 종류의 햄을 넣어서 아이들에게 주면 그만큼 맛있는 간식은 없을 것이다. 또한 매운맛을 못 먹는 사람들이 의외로 진라면 순한맛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며칠 전 친구가 놀러와 라면을 고르는데, 매운맛 라면이 싫다고 고르는 것이 바로 진라면 순한맛이었다. 즉 진라면 순한맛은 기존의 매운맛 열풍의 라면시장에서 소외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자 만든 제품인데, 이것이 나름의 소비자에게 각광받은 것이다. 물론 맵지 않은 라면의 대표주자는 삼양라면이지만, 우지파동 이후 삼양이 휘청거릴 때 급성정한 순한맛 라면이 바로 진라면 순한맛이 아닐까. 그렇기에 마일드한 라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비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하여서 진라면 순한맛은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진라면 순한맛의 면발은 100% 매운맛과 동일하다. 그러므로 기존 매운맛이 가졌던 특성, 그리고 오뚜기 계열 라면이 가지고 있는 특성인 계란과의 궁합이 유독 잘 맞는다. 마일드한 라면이라서 계란을 풀면 정말 맛이 없을 것 같지만, 라면이란 음식은 기본적으로 염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계란을 풀어도 간이 잘 맞아떨어진다. 거기다 순한맛의 후레이크 스프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미역이다. 처음에 나는 미역을 보고 진라면 순한맛이 해물맛을 흉내 내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진라면의 국물 베이스는 쇠고기 국물 맛이다. 우리나라 라면 중에서는 특히 순한맛 라면에 미역을 넣는 경우가 많다. 된장 베이스로 만들어진 순한 라면 안성탕면도 스프를 잘 살펴보면 미역이 들어가 있다. 진라면 순한맛도 비슷한데, 그렇다고 이들 라면이 해물 베이스 라면은 절대 아니다. 순한 라면의 미역 건더기 공식은 연식이 있는 오랜 라면에서만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과거 라면의 태동기 1970~ 80년대 시절에는 순한맛 라면에 일반적으로 미역 건더기가 들어가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이런 다양한 특징이 있는 진라면 순한맛이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진라면 순한맛도 진라면 매운맛이 가지는, 아니 진라면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진라면이 어떤 목표로 태어났는가? 진라면은 각각 신라면과 삼양라면에 대응하도록 매운맛과 순한맛 두 버전으로 출시했다. 진라면 시리즈는 시장성 확보에는 성공했고, 나름 장수식품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매운맛은 신라면을 못 이기고 있고, 순한맛은 삼양라면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그저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는 제품이라면 저가격 정책으로 상황을 유지하면 되겠지만 진라면이 내걸고 있는 'Change - 변화' 즉 라면시장의 변화를 꿈꾼다면 더욱 분발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진라면 시리즈는 지금의 고정 소비자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더더욱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여야 한다.
2018. 05. 13.
+ 2018. 7. 20. 추가 코멘트
최근 진라면(매운맛 + 순한맛의 전체 판매량)의 판매량은 삼양라면 판매량보다 크게 앞선다고 한다. 게다가 전체 라면시장에서 오뚜기의 점유율도 26%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이런 상승세를 이어받아, 진라면 매운맛은 신라면을 앞지르고, 진라면 순한맛은 삼양라면을 넘어서길 기대해본다.
- 코멘트에 도움을 주신 분은 오뚜기 생산직에서 일하시는 '윤가네' (네이버 닉네임) 님입니다. 감사합니다. -
Next - 03 '삼양 삼양라면'
https://blog.naver.com/bosom86/221278597317
Không có nhận xét nào:
Đăng nhận xét